SCP-8429
특수 격리 절차
SCP-8429는 제 용산기지의 트루먼 프로토콜이 적용된 특수 인간형 격리실에 수용되어야 한다. 이 격리실은 평범한 서울의 오피스텔 내부처럼 꾸며져 있으며, 대상에게는 자신이 여전히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 대상에게 제공되는 모든 인터넷, TV 방송, 뉴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재단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생성한 가짜 현실(시뮬레이션)이다. 대상이 외부 세계의 실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 대상에게는 매일 의미 없는 가짜 데이터 입력 '재택근무'가 주어지며, 이에 따른 가상의 급여가 지급된다.
- 대상이 주식 투자, 기부, 복권 구매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진 경제/사회적 활동을 시도할 경우, 가상 환경 내에서만 결과가 도출되도록 통제해야 한다.
- 대상이 현실 세계에 물리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보일 경우, 즉시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하고 상황을 재구성한다.
설명
20██-██-██ 촬영
SCP-8429는 40대 후반의 한국계 남성으로, 이름은 안인기로 알려져있다. 외형적·생물학적으로는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다.
SCP-8429의 변칙성은 대상이 '특정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실행할 때' 발현된다.
대상이 행동을 취하면 대상의 주변 현실에서 국지적인 인과율 왜곡이 발생하며, 대상의 원래 의도와 정확히 정반대되는 결과가 극악한 규모의 나비효과를 동반하여 현실화된다.
부록
SCP-8429가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동네 복지관에 자원봉사를 신청하였다. 신청 후 3일 이내에 해당 복지관 건물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 수십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SCP-8429는 이를 '불운한 우연'으로 인식하고 있다.
SCP-8429가 환경 보호 캠페인 후원을 결정하였다. 이후 후원금이 전달된 단체의 내부 비리가 폭로되며 대규모 환경 파괴 사업의 자금줄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산림 면적: ██ 헥타르.
SCP-8429가 지인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였다. 해당 지인은 이틀 후 교통사고로 ████. 이 사건을 계기로 SCP-8429의 변칙성이 재단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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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록은 레벨 5 이상의 허가 인원만 열람 가능 —
SCP-8429가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의 오류(창밖 풍경의 렌더링 지연)를 눈치채고,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 인지함.
- 대상이 환풍구 덮개를 여는 순간, 제 용산기지 전체의 중앙 전력망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과부하가 발생함.
- 이로 인해 기지 내 수용 중이던 다른 케테르(Keter) 등급 개체 3기의 격리가 동시에 파기됨.
- 자동 보안 시스템이 최상위 위협으로 오작동하여, 기지 전체가 콘크리트로 완전 매몰되는 '오메가 록다운'이 실행됨. 대상이 조용히 탈출하기를 원했던 것과 정반대로, 기지 전체에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대규모 교전이 벌어짐.
- 대상이 돌아가고자 했던 대전광역시의 특정 주택가(대상의 본가) 지반에 갑작스러운 싱크홀이 발생하여 집 전체가 지하로 가라앉음. (가족들은 다행히 외출 중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집은 완전히 파괴됨.)
대상은 탈출은커녕, 기존의 넓은 오피스텔형 격리실에서 지하 200m 아래의 가로세로 3m짜리 티타늄 벙커로 옮겨짐. 대상의 '자유와 재회'를 향한 갈망이 '완벽한 고립과 파괴'라는 정반대의 결과로 돌아옴.
O5 평의회 (조건부 승인)
재단 연구진은 대상의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는 변칙성'을 역이용하여, 도저히 파괴할 수 없는 다른 적대적 변칙 개체(SCP-███)를 무력화할 수 있는지 실험함.
- 대상의 의도대로 방어 시스템이 가동되기는커녕, 해당 좌표에 소규모 운석이 떨어져 적대적 개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무력화됨. 초기에는 재단의 의도대로 실험이 성공한 것으로 보였음.
- 그러나 48시간 뒤 역효과가 발생함.
- 대상이 원했던 '포상금(재산 증식)'의 반작용으로, 제 용산기지의 운영 자금이 보관된 글로벌 유령 회사의 계좌가 국제 해커 조직에 의해 전액 증발함.
- 대상이 의도했던 '방어 및 보호'의 반작용으로, 해당 적대적 개체는 무력화된 대신 포자 형태의 맹독성 가스를 전 세계 대기권으로 뿜어내기 시작함. 재단은 이를 정화하기 위해 파괴된 개체를 복구하는 데 당초 예상보다 100배 이상의 예산과 인력을 소모해야 했음.
위의 실패를 바탕으로, 대상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도록' 만드는 새로운 격리 절차를 적용하였다.
- 대상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된 것의 반작용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인 불명의 급성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 인류의 전체적인 창의성과 생산성이 급격히 저하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 재단 연구원들조차 이 무기력증의 영향을 받아 격리 기지의 운영이 마비될 뻔하였다.
O5 평의회는 이 프로토콜을 "실패"로 규정하고, 대상을 "적당한 수준의 권태와 무기력" 상태로 유지하는 것으로 선회하였다. 대상이 너무 우울해하는 것의 반작용으로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것'이 현실에 재앙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SCP-8429에 대한 격리 전략의 핵심은 대상의 의도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행동이 현실 세계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대상의 선의(善意)는 그 자체로 위험 요소다.
트루먼 프로토콜 격리 환경이 붕괴될 경우, XK급 시나리오에 준하는 비상 대응 절차가 즉시 발동된다. 이는 대상이 단 하나의 '강한 의도를 지닌 행동'만으로도 국가 단위의 재앙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상이 아무런 의도 없이 수행하는 행동 — 예를 들어, 목적 없는 산책, 무의식적인 낙서, 무작위 채널 돌리기 — 에서는 변칙성이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칙성의 트리거는 철저히 '의도'에 귀속된다.
일부 연구원들은 SCP-8429를 단순 격리 대상이 아닌 ██████ 연구 프로그램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윤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로 기록되어 있다.
— ██████ 박사, SCP-8429 주임 연구원
"이 자는 걸어 다니는 재앙의 스위치다. 가장 무서운 점은 그가 악의를 품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세상의 평화'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를 올리는 순간,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지도 모른다. 그가 절대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거나 계획하지 못하게, 영원히 무료하고 권태로운 가짜 삶 속에 가둬두어야만 한다."